메이저 업체들의 생산 품목 다각화 바람 거세
국내 철강업계가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 여파로 다른 업체들의 생산 영역을 존중하는 관행이 무너지고 있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메이저업체들이 수익성 강화 차원에서 생산 및 판매 품목을 다변화하는 추세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해 말부터 봉형강 제품의 생산 및 판매를 시작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10월 해외법인인 포스코 베트남에서 생산한 철근과 H형강 3200t을 국내에 처음으로 들여왔다.
당초 그룹사 수요 대응 차원에서 수입을 시작했지만 일부 물량은 외부에 판매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수입물량이 1만2250t으로 확대되기도 했다.
포스코는 특수강 봉강 시장에도 진출했다. 포스코는 그간 특수강 선재를 제작해 세아특수강, 현대종합특수강(前 동부특수강) 등에 납품해왔다.
포스코는 현재 블룸, 빌릿 등을 진양특수강에 제공해 가공을 맡기는 등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연 1000t 수준으로 특수강 봉강을 판매하고 있다. 밀가루 생산업체가 밀가루는 물론 빵까지 만들어 파는 셈이다.
포스코는 지난 1968년 창립 이래 열연·냉연·후판 등 고가 판재류 제품을 주로 생산해왔다. 철근과 H형강 등 건자재 시장은 현대제철(前 인천제철), 동국제강 등과 중소 업체들의 몫이었다.
특수강 시장도 큰 변화를 맞고 있다. 특수강의 경우 세아베스틸·세아특수강 등을 보유한 세아그룹이 장기간 시장을 장악해왔지만 현대제철이 최근 도전장을 던졌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동부특수강을 인수한 데 이어 올 2월에는 연산 100만t 규모의 당진 특수강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특수강은 자동차 조향장치나 구동계 원자재로 사용된다. 현대제철이 현대·기아차라는 확실한 수요처를 확보한 만큼 상당한 파괴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공식적인 합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과거에는 철강업체들이 암묵적으로 서로의 제품 생산 영역을 존중했다"며 "하지만 이런 영역 존중 관행이 깨지면서 경쟁이 심화되자 수요처에서는 이를 반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중소 철강업체들은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생산품목 확대에 대해 일종의 '골목상권 침해'라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출처 : 주간무역
http://weeklytrade.co.kr/news/view.html?section=1&category=5&item=&no=17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