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도착… 임기중 9번째 訪中… ‘NGO 통제’ 등 민감이슈 거론 예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사진)가 12일 정부와 재계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 베이징(北京)에 도착해 2박 3일간의 방중 일정을 시작했다. 메르켈 총리의 방중은 임기 중 9번째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오후 중국과학원대학에서 난징(南京)대 명예박사 학위를 받고 연설했다. 이어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함께 청나라 황실 여름 궁전이었던 이허위안(이和園)에서 산책을 하고 만찬도 함께했다. 리 총리는 “‘중국 제조 2025’와 ‘독일 공업 4.0’을 접목하는 깊이 있는 토론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양국 관계의 원만한 발전이 이번 협상을 통해 더욱 발전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13일에는 양국에서 각료급 20여 명이 참가해 ‘공동 내각회의’로 부를 만한 제4차 중-독 정부 간 협상을 갖고 현안을 심도 있게 논의한다. 13일 저녁에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만찬을 한다.
메르켈 총리는 방중 하루 전인 11일 독일 베를린에서 발표한 주례 영상메시지에서 “비정부기구(NGO) 통제 강화와 중국의 철강 과잉생산에 대해 할 말을 하겠다”고 밝혔다. 민감한 이슈도 의제로 다루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2일 메르켈 총리가 내년부터 중국에서 시행될 외국 NGO 관련법에 우려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했다. 이 법은 중국에서 활동하는 외국 NGO에 조직운영비 출처와 한 해 활동 계획 등을 공안당국에 신고하도록 규정했다.
메르켈 총리는 중국의 철강 과잉생산으로 유럽 국가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점도 작심하고 얘기할 계획이다. 중국 가전회사 메이디(美的)가 독일 로봇기업인 쿠카를 인수하려는 것에도 우려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독일에 중국의 ‘시장경제지위(MES)’ 획득 문제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MES 획득을 15년 유예하는 조건을 받아들였다. 약속한 대로 연말까지는 MES 획득이 마무리돼야 한다. 하지만 유럽연합(EU)은 중국의 값싼 상품 유입에 맞서 자국 제조회사를 보호할 수단이 사라진다며 반대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도 지난해 원칙적으로 중국에 대한 MES 부여는 찬성하지만 시장 개방 확대 등 과제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12일 “2005∼2014년 독일의 대(對)중국 수출이 3배로 늘어난 740억 유로(약 97조5000억 원)에 달하는 등 지난 10년 양국 경제 관계는 황금기를 구가했으나 앞으로는 마찰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메르켈 총리 방중은 ‘어려운 방문’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출처 :
http://news.donga.com/3/all/20160613/786238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