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연말 시장경제지위 부여 문제를 앞두고 철강산업 구조조정을 강도 높게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외국 철강기업에 대한 진입장벽을 없애기로 했다.
중국 국무원은 19일 홈페이지 게시 통지문을 통해 상하이(上海)·톈진(天津), 광둥(廣東)·푸젠(福建)성의 자유무역시험구에서 철강기업을 설립하려는 외국 투자자에 대해 자격제한을 일시적으로 없앤다고 발표한 것으로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보도했다.
SCMP는 관련 규정이 수정되면 중국 철강산업에 투자하려는 외국 기업에 부과되는 여러 가지 자격 요건과 지배 지분 확보 제한 등이 자유무역시험구에서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중국 당국은 자국 국유기업이 주도하는 철강산업에 외국 기업의 제한적인 투자만 허용해왔다.
특히 외국 철강기업이 중국 철강 분야에 투자하려면 지적재산권을 보유해야 하고 연간 철강 1000만톤이나 특수합금강 100만톤 이상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 조건이 붙었다.
아울러 외국 기업은 오래된 제철소와 제철소 수리 프로젝트에만 투자할 수 있고 노후 설비 폐쇄로 줄어드는 철강 생산량만큼만 신규로 생산할 수 있도록 제한이 가해졌다.
또 철강산업에 투자한 적 없는 외국 기업이 중국 철강산업에 투자하려면 강한 자본력과 상대적으로 높은 신용도를 입증할 은행과 회계사무소의 서류를 제출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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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세계 최대 철강업체인 아르셀로 미탈은 후난 발린(湖南華菱)의 지분 10%만을 보유하고 있고, 후난 발린과 공동으로 투자한 자동차 강판 제조업체의 지분 33%만을 갖고 있다.
포스코는 산둥(山東)성 스테인리스스틸 제조업체에 합작 투자해야 했고, 일본 신일철주금은 중국 바오산(寶山) 철강과 함께 자동차 강판 제조업체에 투자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이 자유무역구를 대상으로 외국 기업이 전액 출자한 철강기업의 설립 허용은 이례적이다.
중국의 이런 정책 변경은 중국산 철강의 과잉·저가 공급에 대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공세가 강화하는 가운데 나왔다.
EU는 지난 12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중국·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중국 당국의 자국 철강업체에 대한 보조금 철폐 여부를 중국의 시장경제지위(MES) 부여 문제와 연계하겠다고 밝혔고, 미국도 지난달 중국과의 제8차 전략경제대화(S&ED)에서 철강 생산 감축을 요구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번 조치는 자유무역구에 시범적으로 철강산업 설립을 허가함으로써 진입장벽을 없앤다는 홍보 효과와 함께 투자 유치로 철강 구조조정을 가속하는 한편 이를 중국의 시장경제지위 인정에 활용하려는 다목적 포석으로 해석했다.
헬렌 라우(여) 아고넛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고급 철강 제품을 생산할 효율성 높은 기업을 설립하기 위해 외국 투자 유치를 원하는 것이 분명하다"며 "정책 변경이 중국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급한 산업 통합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www.ekn.kr/news/article.html?no=2287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