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에 이어 현대제철도 열연 등 판재류 가격 인상을 결정하는 등 침체된 국내 철강업계가 기지개를 펴고 있다.

수년간 포스코를 비롯한 국내 주요 철강사들은 경기 불황에 전세계 철강생산량의 50%를 차지하는 중국의 물량 공세까지 겹치면서 지속적인 수익성 악화를 겪어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철강산업 구조조정과 원자재 가격 상승 및 계절적 성수기 진입이라는 호재에 따른 현지 철강재 가격 인상이 병행되면서 일대 전환기를 맞은 것이다.

1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포스코가 자동차강판을 비롯한 각종 고부가가치 냉연제품의 원재료인 열연 유통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현대제철도 16일 열연 등의 가격 인상 단행을 결정했다.

현대제철은 이르면 다음 주 t당 2만원선(열연)으로 가격을 올린 후 4~5월 추가로 3만원을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상반기 총인상폭은 5만원선이 될 전망이다.

앞서 포스코도 1월 열연 가격을 t당 2~3만원 올린 데 이어 2월에도 비슷한 수준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냉연 가격 또한 현재까지 t당 2만원 오른 상태다.

국내 주요 고로업체들의 가격 인상 러시는 최근 잇따른 중국 고로업체들의 가격 인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앞서 보산강철 및 무한강철 등 중국 고로업체들은 지난 2월 열연과 냉연 출고가격을 각각 t당 150위안(2만7000원), 200위안(3만6000원) 수준으로 인상한 바 있다.

보산강철은 이어 오는 4월 열연과 냉연 출고가격도 각각 t당 200위안 인상키로 했다. 보산철강의 이번 인상은 지난 2009년 이후 모두 세 차례(2011년, 2012년, 2014년) 동결, 두 차례(2009년, 2015년) 인하, 한 차례(2013년) 인상한 것을 감안하면 다소 이례적이다.

이는 지난 2015년 12월 중순부터 반등한 중국 철강재 유통가격을 반영한 것이다. 중국 열연 및 냉연, 후판 유통가격은 지난 주 초를 기준으로 최근 저점 대비 각각 35.1%, 33.2%, 39.8% 반등했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철강 유통가격 상승과 원자재(철광석) 가격 급등, 자동차향 수요가 견고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말만 해도 t당 40달러 미만이었던 철광석 가격은 지난 주 60달러선까지 급등한 상태다. 침체됐던 철강재 수요가 살아나고 있는 것도 가격 인상 러시에 한몫했다.

현재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불황 탈출을 위해 자동차강판 부문 비중을 전략적으로 늘리고 있다. 여기에 봄철 분양러시를 앞두고 국내 열연 유통 시장 등에서 일부 가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등 계절적 성수기에 접어든 것도 철강재 가격 인상 러시를 부채질 하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잇따라 철강재 가격 인상을 결정하면서 동국제강 등 후발 철강사들의 가격 인상도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국내 철강업계의 가격정책은 포스코를 따라가기 때문이다.

특히 동국제강의 경우 주력 부문인 후판 가격 인상이 기대된다. 포스코도 이달 들어 유통향 후판 가격을 t당 3만원 인상했다.

다만 현재까지는 중국 구조조정 움직임에 불확실성이 있는 데다, 철광석 가격 급등으로 원가 상승도 예상되는 만큼 가격 인상 행진 장기화 가능성을 신중하게 보는 시각도 있다.

 

변 연구원은 “향후 평균 판매가격(ASP) 상승이 예상되지만 원가 상승이 동반될 것이 예상되기에 실질적인 이익 개선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출처 : EBN  뉴스 /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